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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니스트뉴스=손시훈기자] 지난 해 4월 16일, 진도 앞바다에서 발생한 세월호 참사. 그 후로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 아홉 명. 그 가족들은 지난 1년간 고통스러운 기다림의 시간을 견뎌 왔다.

침몰한 배 안에 남겨진 아홉 명의 실종자들, 그리고 그들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 가족들의 기다림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도 그 차가운 바다 속에 있는 다윤이..엄마가 할 게 이거밖에 없다는 게 너무 미안해서.. 제 딸 좀 찾아주세요…” - 실종자 단원고 허다윤 학생 어머니

4월 16일 세월호에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제주도로 이사하던 한 가족이 타고 있었다. 권재근, 한윤지 부부와 혁규, 지연 남매. 그러나 가족 중에 살아 돌아온 것은 여섯 살 난 지연이 뿐. 권재근, 권혁규 부자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 배에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부자지간에 유난히 정이 깊어서 어디를 가든지 꼭 안고 다녔으니까. 그 안에서도 꼭 안고 어디에 있지 않나 어디에 눌려있지 않나..분명히 배 안에 있습니다. 아마 아홉 사람이 다 있을 겁니다. 그 배 안에…” - 실종자 권재근 씨 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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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 명의 실종자 단원고 2학년 3반 영인이는 예전부터 축구화를 사달라고 부모님을 졸랐었다. 그 때 사주지 못했던 게 마음 아파 엄마는 뒤늦게 아들에게 축구화를 선물했다. 집에는 영인이가 한 번도 신어 보지 못한 축구화가 그대로 놓여 있다.

사고 발생 하루 만에 영인이의 학생증을 몸에 지닌 남학생의 시신이 떠올랐다. 영인인 줄 알았던 아이는 영인이의 친한 친구였다.

“그때 당시에는 내 아이가 아니어서 그때는 너무너무 좋았어요.내 아이가 아니라서.. 근데 지금은.. 차라리 차라리 그때 그게 내 아들이었으면…” - 실종자 단원고 박영인 학생 어머니

유치원 선생님을 꿈꾸던 다윤이는 아픈 엄마 곁을 항상 지켜주던 착한 딸이었다. 신경섬유종증을 앓던 다윤 어머니의 병세는 참사 이후 더욱 깊어졌다. 수색 종료 선언이 있은 지도 어느덧 5개월,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은 딸이 아직 바다에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뿐이다.

“제발요.. 저 유가족 되고 싶어요. 장례도 치르고 싶어요. 우리 딸.. 좀 도와주세요.” - 실종자 단원고 허다윤 학생 어머니

실종자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단지, 더 이상 실종자 가족이 아닌 유가족이 되는 것뿐이다. 가족의 생환이 아닌 주검을 안는 것이 꿈이 되어버린 실종자 가족들. 가족들은 선체를 인양하는 것만이 사라진 가족의 시신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이 꿈은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까.

전교 1등을 도맡아하고 엄마에겐 친구 같던 딸 은화. 딸이 수학여행을 떠나서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는 기막힌 현실이 은화 엄마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평소 은화와 사이가 돈독하던 21살 오빠는 방문을 굳게 잠그고 몇 달 째 밖으로 나오지 않고 있다. 아들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라도 엄마는 은화를 찾아야만 한다.

“세상과 단절이죠. 실종자 유가족 일상생활 못합니다. 더 마음이 아픈 건 은화 오빠가 죽을 때까지 은화를 생각한다는 겁니다. 형제자매들이 똑같은 아픔을 겪으면서 살 겁니다.” - 실종자 가족, 조은화 양 어머니

은화 엄마는 생존 학생으로부터 사고 당시 은화가 4층 선미 다인실 복도에 서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생들이 복도에 줄지어 있던 상황에 물이 밀려들어왔다고 했다. 은화 엄마는 딸이 4층 다인실 객실 어디엔가 있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실종자 9명 세월호 배속에 있습니다. 빠져나올 수가 없답니다.” - 실종자 가족, 조은화 양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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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은 2014년 4월 16일부터 시계가 멈춘 것처럼 매일 똑같은 날들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아픈 상처를 가슴에 품고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20일간의 도보행진에 나섰다. 가족들이 바라는 것은 실종자들을 모두 수습하고 희생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진실을 밝히는 것뿐이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엄마를 찾았을까. 생각했을까. 그래서 그 아이한테 미안하고” - 유가족, 허재강 어머니

기적적으로 살아 돌아올 수 있었던 생존자들 역시 그날의 악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침몰 당시, 여러 승객들을 구조해 ‘파란 바지의 의인’ 으로 불렸던 화물기사 김동수 씨. 그는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정신적, 육체적인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사람들이 유리창 안에 갇힌 것을 제가 봤기 때문에.. 그 200여명의 눈망울을 생각하면” - 생존자 화물기사 김동수 씨

살아남았지만 다시는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생존자들, 죽은 가족을 품에 안지 못해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 살아남은 사람들과 남겨진 사람들 모두 벗어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추적 60분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을 만나 지난 1년간의 아픔을 듣고 세월호 참사의 끝나지 않은 비극을 살핀다.[사진제공=어니스트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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